기업 UX 디자인이 망가지는 진짜 이유 - 사용자는 아오안
기업 UX 디자인이 망가지는 진짜 이유 - 사용자는 아오안?
매일 쓰는 앱이나 웹사이트 때문에 빡친 적 있지 않겠는가? 버튼은 어디 숨어있는지 모르겠고, 원하는 기능 찾으려면 미로 탐험을 해야 하고, 광고는 화면 절반을 차지하고 말이다.
이런 걸 경험할 때마다 “도대체 이걸 만든 사람은 뭘 생각하고 있었을까?“라는 생각이 든다. 답은 간단하다. 사용자 생각은 안 하고 있으니까.
사용자 조사? 그게 뭔가요?
기업 임원: "사용자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겠어!"
UX팀: "그럼 사용자 조사를..."
기업 임원: "시간 없어. 우리가 생각하기에 좋은 걸로 해."
대부분의 기업이 사용자 조사를 하는 방식이다. 아니, 정확히는 안 하는 방식이다.
사용자 조사의 실체
| 진짜 사용자 조사 | 기업이 하는 ‘조사’ |
|---|---|
| 실제 사용자 20-30명과 심층 인터뷰 | 사내 직원 5명에게 “어때?” |
| 사용 패턴 데이터 6개월치 분석 | 구글 애널리틱스 5분 훑어보기 |
| 사용자 여정 맵핑 | “우리 생각에는…” |
| A/B 테스트 반복 | “이게 더 예쁘지 않나?” |
사용자 데이터 분석이라고 해봤자 “페이지뷰가 늘었네, 성공!“이 전부다. 사용자가 왜 그 페이지에 머물렀는지, 실제로 원하는 걸 찾았는지는 관심 없다. 마치 응급실 대기시간이 길어졌다고 “환자들이 우리 병원을 더 오래 이용한다!“고 자축하는 격이다.
디자인 프로세스? 그런 거 없다
flowchart TD
A["기획자: "이런 기능 어때?""] --> B["개발자: "가능해""]
B --> C["디자이너: '어... 그럼 이렇게?'"]
C --> D[출시]
D --> E["사용자: 이게 뭐야?"]
E --> F["기획자: 다음 버전에서 수정하자"]
F --> A
체계적인 UX 디자인 프로세스라는 건 교과서에나 있는 얘기다. 현실은…?
- 기획 단계: “경쟁사가 이런 기능 있던데?”
- 디자인 단계: “예쁘게 좀 만들어줘”
- 개발 단계: “시간 없으니까 대충”
- 테스트 단계: “우리가 써보니까 괜찮던데?”
- 출시 단계: “일단 내보내고 피드백 보자”
사용자 테스트? 그런 건 시간과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. 어차피 출시하고 나서 사용자들이 무료로 테스트해줄 텐데 왜 미리 하겠는가?
💸 “시간 없다, 예산 없다”는 거짓말
기업들이 사용자 테스트를 안 하는 진짜 이유는 시간이나 예산 때문이 아니다. 결과가 무서워서다.
제대로 된 사용자 테스트를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:
- “이 기능 왜 필요한지 모르겠어요”
- “버튼을 못 찾겠어요”
- “이전 버전이 더 좋았어요”
- “경쟁사 제품이 더 쓰기 편해요”
이미 개발에 몇 달을 투자한 상황에서 이런 피드백을 받으면?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. 그럼 지금까지 한 일이 뭐가 되는가?
그래서 차라리 모르는 척 한다. 사용자 테스트 안 하면 “우리 제품 완벽해!“라고 착각할 수 있으니까.
현실 도피의 단계
1단계: "사용자 테스트 할 시간 없어"
2단계: "예산이 부족해"
3단계: "우리가 사용자보다 잘 알아"
4단계: "출시하고 보자"
5단계: "사용자들이 적응할 거야"
→ 결과: 망한 제품과 화난 사용자들
디자인 프로세스 부재가 만든 참사들
실제로 겪어본 황당한 사례들을 보자.
케이스 1: 은행 앱의 비밀번호 지옥 어떤 은행 앱은 로그인할 때마다 다른 방식을 요구한다. 어떨 때는 숫자 6자리, 어떨 때는 영문+숫자, 어떨 때는 지문인식. 사용자는 매번 “이번엔 뭘 원하는 거야?“라며 혼란스러워한다.
이게 보안 때문이라고? 아니다. 각 팀이 따로 개발해서 통합하지 않았을 뿐이다.
케이스 2: 쇼핑몰의 장바구니 미스터리 장바구니에 상품을 넣었는데 페이지를 새로고침하면 사라진다. 결제 버튼을 눌렀는데 로그인 페이지로 이동한다. 로그인하고 돌아오면 장바구니가 비어있다.
개발팀: “세션 관리가 복잡해서…” 사용자: “그럼 왜 만들었어?”
케이스 3: 배달앱의 주소 입력 지옥 주소를 입력하는데 도로명 주소는 안 되고 지번 주소만 된다. 아니면 그 반대다. GPS로 현재 위치를 찾으면 엉뚱한 곳을 가리킨다.
결국 사용자는 전화로 주문한다.
UX 직무에 대한 무지가 만든 혼돈
더 큰 문제는 기업들이 UX 직무가 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. UX는 그냥 “디자인하는 사람들”이라고 생각한다.
🎯 UX 직무별 전문 영역
graph TD
A[UX 팀] --> B[UX 리서처]
A --> C[UX 테크놀로지스트]
A --> D[프로덕트 디자이너]
A --> E[UX 개발자]
B --> B1[사용자 조사]
B --> B2[데이터 분석]
B --> B3[인사이트 도출]
C --> C1[UX 아키텍처 설계]
C --> C2[리서치 기반 구조화]
C --> C3[기술-UX 연결점 분석]
D --> D1[전체 사용자 경험 설계]
D --> D2[비주얼 디자인]
D --> D3[프로토타이핑]
E --> E1[UX 아키텍처 구현]
E --> E2[기술적 UX 솔루션]
E --> E3[개발팀과 협업]
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진다:
UX 리서처에게: “이 버튼 색깔이 왜 이래? 더 예쁘게 못 해?”
- 리서처의 주 업무: 사용자 행동 분석, 니즈 파악을 애널리스트와 협업해 내러티브를 구축하고 이에 맞춰 오디언스를 맵핑해 페르소나를 분류해서 이에 맞게 가장 프로덕트가 추구할 UX 방향성을 제시
- 기업이 시키는 일: 색깔 고르기, 아이콘 그리기
UX 개발자에게: “피그마 파일 좀 만들어줘. 그것만 해”
- UX 개발자의 주 업무: UX 아키텍처를 MVP로 재빨리 구현해 프론트엔드, 백엔드 개발자와 소통하며 디자인-비지니스 기획-개발 구현 각 단계에서 조율
- 기업이 시키는 일: 디자인 툴 조작
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: “이 API 연동 좀 해줘. 개발자 바빠서”
-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주 업무: 전체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고 그걸 조직 내에 디자인을 공유하며 scale-up
- 기업이 시키는 일: 프로덕트 개발의 프론트엔드 개발 업무를 덤탱이 씌우기
전문성을 무시하는 평가 기준
더 가관인 건 평가 방식이다.
UX 리서처 평가회 상사: “사용자 조사는 잘했는데, 디자인 감각이 떨어지네요” 리서처: “제 업무는 리서치인데요…” 상사: “요즘은 다재다능해야죠”
이건 마치 심장외과 의사에게 “수술은 잘하는데 치아 교정은 못 하네요”라고 하는 것과 같다. 전문 분야가 다른데 왜 다른 분야로 평가하는가?
실제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들:
| 직무 | 전문 영역 | 기업이 요구하는 것 | 결과 |
|---|---|---|---|
| UX 리서처 | 사용자 조사, 데이터 분석 | “디자인 좀 예쁘게 해” | 리서치 품질 하락 |
| UX 테크놀로지스트 | UX 아키텍처 설계 | “코딩 좀 해” | 구조 설계 소홀 |
| 프로덕트 디자이너 | 전체 UX 설계 | “개발도 좀 해” | 디자인 완성도 저하 |
| UX 개발자 | 기술적 UX 구현 | “피그마만 만져” | 기술 역량 낭비 |
결국 모든 UX 직무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고, 어정쩡한 멀티플레이어가 되어버린다. 그리고 기업은 “UX팀이 왜 이렇게 성과가 안 나오지?“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.
전문성을 무시한 결과:
- 🔍 리서처가 디자인에 시간 쓰느라 제대로 된 사용자 조사 못 함
- 🏗️ 테크놀로지스트가 코딩하느라 UX 아키텍처 설계 대충 함
- 🎨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개발하느라 사용자 경험 설계 소홀
- 💻 UX 개발자가 디자인 툴만 만지느라 기술적 솔루션 못 만듦
이렇게 되면 결국 아무도 제대로 된 일을 못 한다.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용자에게 돌아간다.
비즈니스 목표 vs 사용자 경험: 영원한 갈등
기업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. “사용자 경험도 중요하지만, 매출이 우선이야.”
이 한 마디로 모든 UX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.
단기 수익에 눈이 먼 기업들
graph LR
A[기업 목표] --> B[매출 증대]
A --> C[비용 절감]
A --> D[빠른 출시]
E[사용자 경험] --> F[사용 편의성]
E --> G[만족도 향상]
E --> H[장기 충성도]
B -.->|충돌| F
C -.->|충돌| G
D -.->|충돌| H
실제 회의에서 벌어지는 대화를 보자:
UX팀: “사용자 테스트 결과, 이 광고 배치가 너무 방해된다고 해요” 마케팅팀: “그런데 여기 광고 넣으면 수익이 30% 늘어나요” 임원: “그럼 광고 넣자. 사용자들 적응할 거야”
결과: 사용자들은 광고 때문에 앱을 삭제한다. 단기적으로는 광고 수익이 늘었지만, 장기적으로는 사용자를 잃는다.
UX 디자인 실패의 근본적 원인 3가지
많은 기업들이 UX 디자인을 제대로 못하는 이유는 표면적인 문제가 아니라 더 깊은 곳에 있다. 근본적인 문제 세 가지를 파헤쳐보자.
첫 번째 오해: “UX = 예쁜 UI”
가장 흔한 착각이다. UX를 단순히 “예쁘게 만드는 것”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너무 많다.
flowchart LR
subgraph WRONG["❌ 잘못된 인식"]
A1[UX = UI]
A2[예쁜 디자인 = 좋은 UX]
A3[시각적 요소만 중요]
end
subgraph RIGHT["✅ 올바른 인식"]
B1[UX = 전체 사용 경험]
B2[사용성 + 효율성 + 만족도]
B3[기능 + 디자인 + 감정]
end
WRONG -.->|현실| C[사용자 불만]
RIGHT -.->|현실| D[사용자 만족]
실제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:
CEO: “UX 개선해야겠어. 디자이너 한 명 더 뽑자” HR: “UI 디자이너 뽑을까요?” CEO: “응, 화면 예쁘게 만드는 사람” 듣고 있던 개발자와 디자이너: UX랑 UI를 구별도 안 하고 사람을 뽑겠다고…?
예쁘지만 쓸 수 없는 실제 사례들:
케이스 1: 미니멀 디자인의 함정
❌ 예쁘지만 불편한 디자인:
┌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┐
│ │ (버튼인지 텍스트인지 모름)
│ 로그인 │
│ │
│ 회원가입 │ (클릭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모름)
│ │
└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┘
✅ 명확하고 사용하기 쉬운 디자인:
┌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┐
│ [🔐 로그인하기] │ (명확한 버튼)
│ │
│ [✏️ 회원가입] │ (아이콘으로 의미 명확화)
└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┘
케이스 2: 트렌디하지만 혼란스러운 네비게이션 어떤 패션 쇼핑몰이 “혁신적인” 메뉴를 만들었다:
- 메뉴가 숨어있어서 찾기 어려움
- 카테고리명이 추상적 (“MOOD”, “VIBE”, “ESSENCE”)
- 사용자는 원하는 상품을 찾지 못함
결과: 예쁘다고 인스타그램에는 올라왔지만, 실제 매출은 떨어졌다.
🔍 두 번째 문제: 사용자 리서치 부족
“우리가 사용자보다 더 잘 안다”는 착각이다.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추측으로만 만든다.
리서치 없이 만든 제품의 전형적인 과정:
graph TD
A[기획자의 아이디어] --> B[내부 회의에서 결정]
B --> C[개발팀이 구현]
C --> D[출시]
D --> E["사용자 반응: "이거 왜 이래?""]
E --> F[뒤늦은 수정]
F --> G[또 다른 문제 발생]
style E fill:#ff6b6b
style F fill:#feca57
style G fill:#ff6b6b
실제 사례: 대중교통 대란 같은 UX 새로운 버스 노선을 만들 때 실제 승객들의 이동 패턴을 조사하지 않고, 관리자 편의만 고려해서 설계했다면?
- 관리자 생각: “이렇게 하면 효율적일 거야”
- 실제 승객: “왜 돌아가? 시간만 오래 걸려”
- 결과: 아무도 안 타는 버스
앱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:
케이스: 은행 앱의 메뉴 구조
은행 내부 조직도 기준으로 만든 메뉴:
├── 수신업무
├── 여신업무
├── 외환업무
├── 신탁업무
└── 기타업무
사용자가 원하는 메뉴:
├── 계좌조회
├── 이체하기
├── 대출신청
├── 카드관리
└── 고객센터
은행 직원에게는 익숙하지만, 일반 사용자에게는 “수신업무”가 뭔지 모른다.
제대로 된 사용자 리서치란:
- 실제 사용 환경에서 관찰: 사무실이 아닌 지하철에서, 카페에서, 집에서
- 다양한 사용자층 포함: 20대만이 아닌 전 연령대
- 정성적 + 정량적 데이터: 숫자뿐만 아니라 감정과 맥락도
- 지속적인 피드백 수집: 한 번이 아닌 계속
세 번째 문제: 조직 내 UX 가치 인정 부족
UX를 “비용”으로만 보고, “투자”로 보지 않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.
전형적인 조직에서의 UX 대우:
graph TD
subgraph ORG["회사 조직도"]
CEO[CEO]
DEV[개발팀]
PLAN[기획팀]
MARK[마케팅팀]
UX[UX팀]
CEO --> DEV
CEO --> PLAN
CEO --> MARK
CEO -.-> UX
end
DEV --> |"기술적으로 불가능"| UX
PLAN --> |"일정상 무리"| UX
MARK --> |"매출에 도움 안 됨"| UX
style UX fill:#ff6b6b
실제 회사에서 벌어지는 대화들:
예산 회의에서:
CFO: “UX팀 예산을 줄여야겠어” UX팀장: “사용자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어요” CFO: “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나?” UX팀장: “장기적으로는…” CFO: “장기적인 건 나중에 생각하자”
프로젝트 진행 중:
개발팀: “이 기능 구현하려면 2주 더 필요해요” 기획팀: “일정 맞춰야 해요. UX는 나중에 개선하죠” UX팀: “사용자 테스트 결과가…” PM: “일단 출시하고 피드백 받아서 수정해요”
KPI 설정할 때:
개발팀 KPI: 버그 발생률, 성능 지표 마케팅팀 KPI: 매출, 전환율, 광고 효과 UX팀 KPI: 음… 뭘로 하지? 예쁘게 만든 화면 수? (UX 실무진: 그게 아니야아아아!!!! 절규 )
UX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조직의 특징:
-
UX 디자이너를 “그림 그리는 사람”으로 취급
- “이거 좀 예쁘게 만들어줘”
- “색깔만 바꿔줘”
- “아이콘 몇 개 그려줘”
-
UX 의견을 마지막에 듣기
- 기획 완료 → 개발 완료 → “UX팀, 이제 예쁘게 만들어줘”
- 이미 모든 게 정해진 상태에서 “디자인만” 요청
-
UX 투자를 비용으로만 계산
- “UX 개선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어?”
- “그 돈으로 광고하는 게 낫지 않아?”
- “사용자들 불편해도 쓸 거야”
가짜 사용자 중심주의
많은 기업이 “우리는 사용자 중심적”이라고 자랑한다.
기업이 말하는 “사용자 중심”:
- “사용자가 원하는 걸 만들어요” (→ 사실은 우리가 팔고 싶은 걸 만듦)
- “사용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요” (→ 좋은 리뷰만 골라서 봄)
- “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해요” (→ 수익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)
실제 의사결정 과정:
사용자 니즈 ──┐
├─→ [수익성 필터] ─→ 최종 결정
비즈니스 목표 ┘
사용자 니즈가 수익성 필터를 통과하지 못하면? 그냥 무시한다.
수익 극대화가 만든 UX 재앙들
케이스 1: 구독 서비스의 해지 미로 구독 가입은 클릭 한 번이면 되는데, 해지하려면 미로를 헤매야 한다. 고객센터 전화 → 대기 → 상담원이 만류 → 설문조사 → 그제서야 해지.
기업 논리: “해지율을 낮춰서 수익을 보호한다” 사용자 현실: “다시는 이 회사 서비스 안 쓴다”
케이스 2: 무료 게임의 과금 유도 게임을 즐기려면 결국 돈을 내야 한다. 무료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“freemium”이다. 게임 진행이 막히는 지점마다 과금 유도 팝업이 뜬다.
게임 진행도: ████████░░ (80%)
팝업: "💎 다이아몬드로 즉시 완료하시겠어요?"
사용자: "아... 또?"
케이스 3: 이커머스의 가격 조작 “지금만 50% 할인” 근데 원래 가격을 확인해보면 할인 전 가격이 평소보다 2배 높다. 할인해도 평소 가격과 똑같다.
사용자는 속았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고, 그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.
기술 중심적 사고의 함정
“최신 기술을 써야 혁신적이야!” 이런 생각으로 사용자는 뒷전이 된다.
AI 챗봇의 비극:
- 기업: “AI 챗봇으로 고객 서비스 혁신!”
- 사용자: “간단한 질문인데 왜 이렇게 복잡해?”
- 챗봇: “죄송합니다. 이해하지 못했습니다. 다시 말씀해주세요”
- 사용자: “그냥 사람이랑 통화하고 싶어요”
- 챗봇: “상담원 연결은 평일 9-6시에만 가능합니다”
또 다른 이야기를 말해볼까. VR/AR의 과도한 적용: 쇼핑몰에서 옷을 사려는데 VR로 가상 피팅을 하라고 한다. VR 기기도 없고, 설치도 복잡하다. 그냥 사이즈 표만 정확히 써놓으면 될 일을…
flowchart TD
A[새로운 기술 등장] --> B["기업: "우리도 써야 해!""]
B --> C[사용자 니즈 무시하고 기술 적용]
C --> D["사용자: "이거 왜 필요해?""]
D --> E["기업: "트렌드를 따라가야죠""]
E --> F[사용자 이탈]
F --> G["기업: "사용자들이 혁신을 이해 못 해""]
블록체인을 억지로 넣은 서비스들:
- “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적립!”
- 사용자: “그냥 일반 포인트랑 뭐가 달라?”
- 기업: “탈중앙화되어 있어요!”
- 사용자: “그래서 나한테 뭐가 좋은데?”
- 기업: “…혁신적이잖아요”
일관성 부족: 각자도생의 결과
대기업일수록 더 심각하다. 각 팀이 따로 놀면서 일관성 없는 경험을 만든다. 같은 회사 서비스인데 완전히 다른 회사 같다. 사용자는 매번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해야 한다.
은행 앱들의 혼재:
- 모바일 뱅킹 앱
- 증권 앱
- 카드 앱
- 보험 앱
모두 같은 은행 것인데 디자인, 사용법, 심지어 로그인 방식까지 다르다. 통합 계정이라면서 각각 따로 로그인해야 한다.
UX 디자인 실패의 구체적 원인들
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UX 디자인이 실패하는 원인들을 파헤쳐보자. 문제를 정확히 알아야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.
🔍 부족한 사용자 조사: 추측으로 만든 제품
graph TD
A[사용자 조사 부족] --> B[잘못된 가정]
B --> C[사용자 니즈 오해]
C --> D[부적절한 디자인]
D --> E[사용자 불만]
E --> F[제품 실패]
G[제대로 된 사용자 조사] --> H[정확한 인사이트]
H --> I[사용자 니즈 파악]
I --> J[적절한 디자인]
J --> K[사용자 만족]
K --> L[제품 성공]
실제 사례: 중년층 무시한 금융 앱 어떤 은행이 “젊고 트렌디한” 앱을 만들었다. 그런데 실제 주 고객층은 40-60대였다.
- 기업의 가정: “요즘은 모바일 시대니까 젊은 디자인이 좋을 거야”
- 실제 사용자 반응: “글자가 너무 작아서 안 보여”, “버튼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”
- 결과: 기존 고객들이 경쟁사로 이탈
또 다른 사례: 문화적 차이 무시 글로벌 서비스를 한국에 그대로 가져온 경우다.
- 해외 버전: 개인정보를 SNS로 간편 가입
- 한국 사용자: “왜 페이스북으로 가입해야 해? 개인정보 유출 무서워”
- 결과: 가입률 저조
일관성 없는 디자인: 혼돈의 사용자 경험
일관성 없는 디자인이 얼마나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하는지 보자.
버튼 위치의 혼재:
페이지 1: | 취소 || 확인 | 페이지 2: | 확인 || 취소 | 페이지 3: | 확인 | | 취소 |
사용자는 매번 “확인 버튼이 어디 있지?“라며 찾아야 한다.
색상 의미의 혼재:
- A 페이지: 빨간색 = 삭제
- B 페이지: 빨간색 = 중요
- C 페이지: 빨간색 = 할인
같은 앱 안에서 빨간색이 세 가지 다른 의미를 갖는다. 사용자는 매번 추측해야 한다.
폰트 크기의 무질서:
제목: 24px (어떤 페이지)
제목: 18px (다른 페이지)
제목: 32px (또 다른 페이지)
정보의 위계가 없어서 뭐가 중요한지 알 수 없다.
⚙️ 기술적 문제: 디자인과 개발의 괴리
아무리 좋은 디자인이라도 기술적으로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 소용없다.
로딩 시간의 지옥:
- 디자이너: “이미지를 고화질로 넣어서 예쁘게 만들었어요”
- 개발자: “용량이 너무 커서 로딩이 느려요”
- 사용자: “왜 이렇게 느려? 앱 삭제할래”
반응형 디자인의 실패:
PC 버전: [로고] [메뉴1] [메뉴2] [메뉴3] [로그인]
모바일: [로고]
[메뉴1]
[메뉴2]
[메뉴3]
[로그인]
(화면을 다 차지함)
모바일에서는 메뉴가 화면을 다 차지해서 정작 중요한 내용은 안 보인다.
브라우저 호환성 문제:
- Chrome: 완벽하게 작동
- Safari: 버튼이 안 눌림
- Internet Explorer: 레이아웃 깨짐
사용자는 브라우저를 바꿔가며 써야 한다.
협업 부족: 소통의 부재가 만든 재앙
각 팀이 따로 놀면서 생기는 문제들이다.
디자이너 vs 개발자:
디자이너: “이 애니메이션 효과 넣어주세요” 개발자: “기술적으로 불가능해요” 디자이너: “그럼 왜 진작 말 안 했어요?” 개발자: “디자인 나온 다음에 알았어요”
기획자 vs UX팀:
기획자: “이 기능 추가해야 해요” UX팀: “사용자 테스트 결과 불필요한 기능이에요” 기획자: “경쟁사에 있는 기능인데요” UX팀: “경쟁사 따라하는 게 답은 아니죠”
마케팅 vs UX:
마케팅: “팝업 광고 더 크게 해주세요” UX팀: “사용자 경험을 해쳐요” 마케팅: “매출이 우선이에요” UX팀: “장기적으로는…” 마케팅: “장기적? 이번 분기가 중요해요”
디자인 원칙 무시: 기본기의 부재
1. 가시성(Visibility) 무시:
❌ 나쁜 예:
[ ] (빈 버튼, 뭘 하는지 모름)
✅ 좋은 예:
[📧 이메일 보내기] (명확한 아이콘과 텍스트)
실제 사례: 어떤 앱의 메인 화면에 아이콘만 덩그러니 있다. 사용자는 그 아이콘이 뭘 하는 건지 추측해야 한다.
2. 피드백(Feedback) 무시: 사용자가 뭔가 했을 때 반응이 없으면 “내가 뭘 잘못했나?“라고 생각한다.
사용자: [저장] 버튼 클릭
시스템: ... (아무 반응 없음)
사용자: "저장된 건가? 다시 눌러볼까?"
시스템: ... (여전히 반응 없음)
사용자: "이 앱 고장났나?"
올바른 피드백:
- 로딩 중: “저장하는 중입니다…”
- 성공: “✅ 저장되었습니다”
- 실패: “❌ 저장에 실패했습니다. 다시 시도해주세요”
3. 행동유도성(Affordance) 무시: 버튼처럼 생긴 건 눌러야 하고, 링크처럼 생긴 건 클릭해야 한다. 이걸 무시하면 사용자가 혼란스러워한다.
❌ 혼란스러운 디자인:
일반 텍스트처럼 생긴 버튼: "클릭하세요"
버튼처럼 생긴 일반 텍스트: [중요한 안내사항]
✅ 명확한 디자인:
버튼은 버튼답게: [🔘 클릭하세요]
텍스트는 텍스트답게: 중요한 안내사항
4. 매핑(Mapping) 무시: 논리적 연결이 없으면 사용자가 헤맨다.
나쁜 매핑 사례:
전등 스위치 배치:
스위치1 → 화장실 전등
스위치2 → 거실 전등
스위치3 → 침실 전등
(위치와 전혀 관계없는 배치)
앱에서의 나쁜 매핑:
- 왼쪽 메뉴에 “설정”이 있는데 실제로는 오른쪽 상단에 있음
- “뒤로가기” 버튼이 오른쪽에 있음 (보통 왼쪽에 있을 거라 예상)
5. 제약(Constraints) 무시: 사용자가 실수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지 않는다.
실제 사례:
비밀번호 입력창:
- 최소 8자라고 했는데 7자까지 입력 가능
- 특수문자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떤 특수문자인지 안 알려줌
- 대문자 필요하다고 했는데 입력할 때까지 모름
결과: 사용자가 여러 번 시도하다가 포기
올바른 제약:
- 8자 미만이면 실시간으로 “8자 이상 입력하세요” 표시
- 사용 가능한 특수문자 목록 제공
- 조건 만족 여부를 실시간으로 체크표시
6. 일관성(Consistency) 무시: 앞서 언급했지만, 일관성 없는 디자인은 사용자를 계속 혼란스럽게 만든다.
👂 사용자 요구사항 무시: “우리가 더 잘 안다”
기업들이 자주 하는 착각이다. “사용자들은 뭘 원하는지 모른다. 우리가 더 잘 안다.”
실제 대화:
사용자: “이 기능 너무 복잡해요. 간단하게 할 수 없나요?” 기업: “익숙해지면 편할 거예요” 사용자: “근데 지금 불편한데요?” 기업: “고급 기능이라 그래요. 전문가용이에요” 사용자: “전 전문가가 아닌데…” 기업: “그럼 공부하세요”
결과: 사용자는 경쟁사 제품으로 간다.
또 다른 사례: 강제 업데이트
앱 업데이트 알림: “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!” 사용자: “기존 기능도 제대로 안 되는데 왜 새 기능을?” 업데이트 후: 기존에 쓰던 기능이 사라짐 사용자: “내가 쓰던 기능은 어디 갔어?” 고객센터: “새 버전에서는 지원하지 않습니다”
과도한 정보: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다
“많은 정보를 주면 좋을 거야”라는 착각이다.
나쁜 예시: 쇼핑몰 상품 페이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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💬 리뷰: (수백 개의 리뷰가...)
❓ Q&A: (수십 개의 질문답변이...)
사용자는 정작 중요한 정보(실제 가격, 배송일, 사이즈)를 찾지 못한다.
좋은 예시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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핵심 정보만 간결하게 제공한다.
잘못된 에러 메시지: 사용자를 더 화나게 만들기
에러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메시지들이다.
최악의 에러 메시지들:
"오류가 발생했습니다" (뭔 오류?)
"Error 404" (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고?)
"잘못된 입력입니다" (뭐가 잘못됐는지 안 알려줌)
"시스템 오류" (사용자가 뭘 할 수 있겠어?)
"관리자에게 문의하세요" (관리자 연락처도 안 줌)
도움이 되는 에러 메시지:
"비밀번호는 8자 이상이어야 합니다" (구체적)
"이 이메일은 이미 사용 중입니다. 다른 이메일을 사용하거나 로그인하세요" (해결책 제시)
"파일 크기가 10MB를 초과합니다. 더 작은 파일을 선택해주세요" (명확한 기준)
"네트워크 연결을 확인하고 다시 시도해주세요" (구체적 행동 지시)
너무 많은 기능: 복잡함의 늪
“기능이 많으면 좋은 제품이야”라는 착각이다.
기능 과부하의 실제 사례:
graph TD
A[메인 화면] --> B[기본 기능]
A --> C[고급 기능]
A --> D[전문가 기능]
A --> E[실험적 기능]
A --> F[숨겨진 기능]
A --> G[레거시 기능]
A --> H[미완성 기능]
B --> B1[하위기능1]
B --> B2[하위기능2]
B --> B3[하위기능3]
C --> C1[복잡한 설정1]
C --> C2[복잡한 설정2]
style A fill:#ff6b6b
style B,C,D,E,F,G,H fill:#feca57
사용자는 “내가 원하는 건 간단한 건데…“라며 좌절한다.
실제 사용자 행동:
- 90%의 사용자는 20%의 기능만 사용
- 나머지 80%의 기능은 혼란만 가중시킴
- 핵심 기능을 찾기 어려워짐
해결책: 점진적 공개(Progressive Disclosure)
1단계: [핵심 기능만] → 대부분 사용자 만족
2단계: [고급 옵션 보기] → 필요한 사용자만 클릭
3단계: [전문가 모드] → 전문가만 사용
성급한 출시: “일단 내보내고 나중에 고치자”
시장 선점을 위해 미완성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.
전형적인 과정:
flowchart LR
A[기획 완료] --> B[개발 시작]
B --> C[데드라인 임박]
C --> D["일단 출시하자"]
D --> E[사용자 불만 폭주]
E --> F[급하게 패치]
F --> G[또 다른 버그 발생]
G --> H[사용자 이탈]
style C fill:#ff6b6b
style E fill:#ff6b6b
style H fill:#ff6b6b
실제 대화:
PM: “출시일이 다음 주인데 아직 버그가 많아요” 임원: “일단 내보내고 나중에 고치자” 개발팀: “사용자들이 불만 제기할 텐데요” 임원: “그때 되면 빠르게 대응하면 돼”
결과:
- 첫인상이 나빠져서 회복하기 어려움
- 버그 수정에 더 많은 비용 발생
- 브랜드 신뢰도 하락
💡 해결책은 있다… 하지만
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:
1. 진짜 사용자 조사하기
- 실제 사용자 20-30명과 심층 인터뷰
- 사용 패턴 데이터 장기간 분석
- 정기적인 사용자 테스트
2. 체계적인 UX 프로세스 구축하기
- 디자인 시스템 구축
- 일관된 가이드라인 적용
- 단계별 검증 과정
3. 장기적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 투자하기
- 단기 수익보다 사용자 만족도 우선
- 지속적인 개선 문화 구축
4. UX 전문가들의 전문성 인정하기
- 각 직무의 전문 영역 존중
- 적절한 권한과 책임 부여
5. 효과적인 협업 체계 구축하기
- 정기적인 크로스 팀 미팅
- 명확한 소통 채널 구축
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:
UX팀: “이렇게 하면 사용자 만족도가 올라갑니다” 경영진: “그래서 매출은 얼마나 늘어나는데?” UX팀: “장기적으로는…” 경영진: “장기적? 다음 분기 실적이 중요해”
결국 모든 게 단기 성과 위주로 돌아간다. 사용자 경험 개선은 결국 “나중에 여유 있을 때”
악순환의 고리
graph LR
A[UX 투자 부족] --> B[사용자 불만 증가]
B --> C[매출/사용자 감소]
C --> D[예산 더 삭감]
D --> A
E[경쟁사 대비 열세] --> F[더 급한 출시]
F --> G[품질 저하]
G --> H[사용자 이탈 가속화]
H --> E
style A,C,D fill:#ff6b6b
style E,G,H fill:#ff6b6b
한 번 이 고리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렵다. 사용자 경험이 나빠질수록 더 급하게 대응하려 하고, 그럴수록 더 나빠진다.
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짜증나는 앱과 웹사이트를 쓰면서 살아간다.